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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돼지기름 소기름 처럼 지방질이 만병의 근원처럼 여겨지는 시절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삼겹살집에서 먹을 때도 돼지기름 빼내는 불판을 이용합니다.


하지만 이런 고정된 관념을 깨주는 것이 한때 논란이 되었던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단'입니다.

한 방송에서 언급한 뒤로, 치즈같은 고지방 식품들이 품귀현상이 일어났고, 뉴스에서 진화를 할정도로 큰 이슈가 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이후로 지방에 대한 반감은 좀 줄어들었고 돼지비계를 이용한 돼지기름 '라드'가 많이 소개 되기도 했습니다.

실제 유럽에선 버터 이전에 이미 라드로 만든 빵도 있었고 돼지기름 '라드'를 이용한 요리가 많습니다.


중식요리에선 빠질 수 없는게 바로 이 돼지기름인 라드유입니다.


돼지기름은 포화지방이 절반정도이고 나머지는 불포화지방입니다. 

그래서 돼지기름은 굳으면 딱딱한게 아니라 젤리형태로 남게 된다고 합니다.

돼지기름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지만, 긍정적인 의견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먼저, 돼지기름은 사람의 체온과 비슷해지면 액상으로 남기때문에 혈관흐름에 방해하지 않고 배출이 잘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방은 인간의 호르몬을 조절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지방질을 섭취하면 포만감을 관장하는 렙틴이란 성분이 활성화되어 배고픔을 잘 느끼지 않게 됩니다. 

그래서 다이어트와 헬스를 병행하는 사람들의 식단에는 아몬드같은 견과류가 간식으로 따라붙는데, 이는 배고픔을 견디기 위함도 있습니다다.




그런데 아직 우리나라에선 라드유가 많이 쓰이질 않아 시중에선 구하기 어렵습니다.

집에서 한번 만들어 보기로 합니다.


제일 먼저 되지비계를 구해야 하는데 이걸 따로 팔지는 않습니다.

동네 정육점 가서 돼지비계 있냐고 물어봤더니 남아 있던거 한가득 담아 주셨습니다.

아마 처리하기 귀찮았는데 잘됬다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았습니다.ㅋ



가장 돼지비계스러운걸로 골라서 손질을 했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살짝 얼려서 써는게 손질하기 편하다고 합니다.




돼지비계를 깍뚜기 모양으로 썰어서 깊은 냄비에 담기 시작했습니다.

프라이팬에 해도 좋은데 기름이 많이 튑니다.

그래서 속이 깊은 냄비를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냄비의 1/3쯤 담았는데도 돼지비계가 많이 남아 있습니다.

라드유를 세번은 만들 수 있는 양입니다.




혹시 모를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해 물에 한번 씻어냅니다.

그리고 그냥 볶는게 아니라 물을 채워줍니다.



물이 끌기 시작하니 비계에서 기름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이 상태로 두면 돼지기름이 비계에서 서서히 빠져 나오고 물은 증발하기 시작합니다.




좀 시간이 대니 물이 졸아들기 시작합니다.

바닥에 눌어붙지 않도록 주걱으로 저어주어야 합니다.



돼지비계는 다 익은 것 같습니다.

분홍색이 비치는 돼지비계에서 흰색으로 바뀌었습니다.




아직 물이 조금 남아 있습니다.

역시 눌어 붙지 않게 주걱으로 살살 저어 줍니다.



끓기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물이 다 증발하고 기름이 그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계속 끓이면 됩니다.




혹시나 돼지 잡내가 날까봐 맛술을 살짝 뿌렸더니 거품이 나기 시작합니다.

맛술이나 기타 잡내 제거용 양념을 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이제 기름에 튀겨지길 기다리며 시원한 아메리카노 한잔을 마십니다.

날씨가 더운데 이게 뭔 고생을 사서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돼지비계에서 기름이 나와 튀겨지기 시작합니다.

돼지비계가 쫄아들고 색이 갈색으로 변할랑 말랑할때가 제일 좋다고 합니다.

저는 살짝 시간이 오버된것 같습니다.



거름망이나 거즈를 대고 돼지비계와 기름을 분리합니다.

거즈를 대고 거르면 깨끗한 기름을 얻을 수 있다고 하는데 더위에 지쳐 거기까지 생각을 못했습니다.




다 튀기고 남은 돼지비계입니다.

돼지기름을 다 뱉어낸 비계의 크기가 많이 작아 졌습니다.



기름을 잠시 식혀줍니다.

이대뢰 놔두면 찌꺼기들은 아래로 가라 앉게 됩니다.




찌꺼기들이 어느정도 가라 앉으면 기름을 조심스럽게 따라내면 찌꺼기 없는 깨끗한 라드를 얻을 수 있습니다.

요즘같이 더운 여름엔 돼지기름 - 라드유는 액체상태입니다.

한겨울엔 고체상태로 바뀝니다.



냉장고에 몇시간 뒀다 꺼내니 굳은 기름으로 바뀌었습니다.

이걸 숫가락으로 퍼내면 아이스크림처럼 부드럽게 퍼낼 수 있습니다.


중식 요리를 할때나 볶음밥을 할때 등등 기름이 쓰이는 곳에 라드유를 사용하면 한층 풍미를 높일 수 있습니다.



라드유를 만든 기념으로 김치볶음밥을 해 봤습니다.

돼기고기나 참치 등 고기종류는 아무것도 넣지 않았는데도 라드 때문에 고소한 맛이 납니다.

추천할 만한 요리는 온 국민이 좋아하는 김치찌개 입니다.

김치찌개에 라드유 한스푼 정도 넣으면 맛이 정말 확 달라집니다.


돈지 라드유 만들기 난이도는 거의 없습니다.

단 뜨거운 여름은 피해서 하는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