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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도 아니고 찬바람 불고 싸늘해진 어느날 갑자기 냉면을 먹으러 찾아 갔습니다.

을밀대는 우리 동네 백화점 지하에도 들어와 있습니다만,

그래도 본점을 접수하는의미가 있을것 같아서 을밀대 본점이 있는 마포의 허름한 노포를 찾아 갔습니다. 


예전엔 냉면의 식감도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더군다나 식초맛 많이 나는 일반적인 평양냉면은 더더욱 좋아하질 않았습니다.

냉면을 먹으러 갈땐 평양냉면집에서도 매콤한 비빔장이 들어가 있는 함흥냉면만 찾았었는데,


어느덧 나이가 들고 입맛도 변해서 이젠 평양냉면도 피하지 않고 먹을 수 있습니다. ㅋ

마포에 있는 을밀대 본점으로 가는 길은 대중교통이 편하다고 해서 지하철을 타고 왔는데 좀 걸어야 합니다.

위치는 좀 애매한 곳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을밀대는 고구려 시대의 평양성 내성의 북쪽장대로 세워진 정자이름입니다.

평양냉면 전문점이라서 이름도 그렇게 지은 것 같습니다.



마포 을밀대 본점은 공덕역에서 내려 주민센터 있는 곳으로 가다 보면 허름한 골목길과 그에 적절하게 어울어지는 허름한 집들이 있는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겨울에도 냉면을 한다고 써붙여 놨네요.

원래 냉면은 겨울에 먹는걸로 알고 있었는데 요즘은 더운날 시원하게 먹는 사람들이 많은가 봅니다.




마포 을밀대 본점을 찾아 올 때 차를 가지고 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주차장이 없어 다른 곳으로 안내를 하는 표지판이 보입니다.

서울 시내는 걸어다니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것이 정신과 육체의 건강에 좋습니다.



주문을 하고 기다렸는데 녹두전이 먼저 나왔네요.

명절에 이 기름냄새만 맡아도 배가 불러지는 효과가 있는 음식이라 기피하는 음식중 하나 였는데 을밀대의 녹두전은 좀다릅니다.

기름을 많이 넣었는지 뻑뻑 하지도 않고 두껍게 부쳐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럽습니다.




드디어 을밀대의 메인 음식인 물냉면이 나왔습니다.

살얼음을 많이 띄워 마실때 마다 입속으로 얼음 알갱이가 들어갑니다. 여름에 먹으면 더위 싹 가실 듯합니다.

물냉면에 들어가 있는 고기의 품질이 다른 냉면집과는 많이 다릅니다. 그런데 고기양을 좀더 줬으면 좋겠습니다.

을밀대 물냉면의 국물이 참 부드럽게 넘어갑니다.

육수가 진하지 않은데 그렇다고 심심하지도 않은 딱 적당한 맛입니다.

메밀 성분이 많은지 쫄깃쫄깃한 맛은 없습니다.

가위를 주는데 가위가 필요 없을 정도입니다.



을밀대 본점의 녹두전과 물냉면은 제 입맛에는 감히 최고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단점이라 한다면 본점이라 그런지 세월의 흔적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좀 편의시설을 많이 갖춰 놨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역사가 오래된 노포는 한끼 때운다라기 보다는 맛 때문에 찾아 오는 집인데 편안하게 음식 맛을 볼 수 있게 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을밀대 메뉴를 보니 물냉면을 싫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비빔냉면도 있긴 합니다.

을밀대의 가장 큰 단점연 역시 가격입니다.

메밀가격이 비싼건지 요즘 냉면 가격이 다들 비쌉니다.

가격이 오르는게 유행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