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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친구들 만나러 대구로 향했습니다.
반가운 친구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 하다 저녁을 먹으러 가기로 합니다.

그동네 사는 녀석이 좋은데 추천한다고 데리고 간곳이 여기입니다.
대구에 오면 뭉티기를 꼭 먹어야 한다고...ㅋ
육사시미를 이 동네에선 이렇게 부릅니다.
예약안하면 못간다고 해서 전화를 합니다.

핸드폰 너머로 식당 주인아주머니의 불친절(?)한 목소리가 들립니다.
오지말라고...
오늘 고기 별로 라고 합니다.
매일 오는 동네가 아닌데 그렇다고 안 갈 수 없으니 자리 만들어 달라고 해놓고 찾아갑니다.

좀 허름한 동네 초입에 있는 식당입니다.
좋게 말하면 노포의 포스가 풍기고 나쁘게 말하면 아주 허름한 식당입니다.

누구 귀한 손님 접대 하러 가기엔 좀 꺼려질 만한 외관입니다.
그렇게 보니 저는 귀한 손님은 아닌게 되버리는 군요 ㅋ

 

그냥 보기엔 허름한 식당의 모습입니다. 


들어가 보니 주인 아줌마가 고기를 썰고 있습니다.
오늘 고기 안좋다고 했는데 왜 왔냐고 퉁명스럽게 말합니다.
그런데 그리 기분 나쁘지 않은 말투입니다.

내가 불편해 오지 말라는게 아니라 정말 좋은 고기 없으니 오지말라는 배려해 주는 마음이 보입니다.
식당의 규모는 아주 작습니다.
그래서 예약은 필수입니다.
홀에 3개 테이블 주인장이 거주할 것 같은 실내도 그정도 규모입니다.

 

장원식당 전경 : 작은 규모로 많은 손님을 받을 수 없습니다.


오늘 고기가 어떻길래 오지 말라고 했냐고  궁금하기도 하고 따지기도(?) 할겸해서 물어봅니다.
주인아주머니가 고기를 보여 줍니다.
힘줄이 없어야 좋은 고기인데 오늘 들어온건 힘줄이 좀 많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힘줄 발라내는 작업을 열심히 하고 계십니다.

육사시미 고기 먹기 좋게 힘줄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카운터에서 이런 저런 이야가 하며 몇점 얻어 먹어 봅니다.
그런데 맛있네요 ^^
고기의 질이 좋은거면 얼마나 맛있을까 궁금합니다.

4명이 가서 두접시를 시켜서 먹었습니다.
사진은 못찍었는데 여기 쌈장이 정말 예술입니다.


동네 아저씨들 일 마치고 소주 한잔에 고기 한점 먹기 참 좋은 분위기입니다.
불친절하지만 이해가 가는 곳입니다.
불평하고 투덜거리는 것이 여기 주인장 자신을 위한게 아니라 손님을 위해 그런 것이라는 메세지로 다가 옵니다.

욕쟁이 할머니 컨셉을 극히 순화시킨 버전이라고 생각됩니다.
좀 시크한 식당주인의 캐릭터와 식당의 이미지가 참 잘 어우러지는 곳인것 같습니다.
대구에 다시 간다면 꼭 들릴 만 한 식당입니다.